한때 전국 방방곡곡에 ‘하이마트’ 간판을 달며, 오프라인 가전 유통의 최전성기를 누렸던 롯데하이마트. 하지만 2020년 이후, 쿠팡, 11번가, 네이버 쇼핑 같은 온라인 채널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하이마트는 점차 ‘낡은 유통’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주가는 이를 반영하듯, 기업가치 대비 ‘역사적 저점’을 맴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기업이 단순히 침체에 머무르지 않고 ‘체질 개선’이라는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냈다는 데 있습니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3조 2천억 원,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률은 2.5% 수준을 지키며 선방했습니다.
이는 단순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제품 확대와 비용 절감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매장 통폐합, 인건비 구조조정, 물류 혁신 등의 전략을 통해 손익 구조가 한층 가벼워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사업 모델의 전환’입니다. 과거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 위주의 판매 구조였다면, 현재는 스마트폰, 태블릿, 홈 IoT, 게이밍 기어 등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춘 ‘소형 IT 체험존’으로 일부 매장이 변신 중입니다.

또한 렌탈 서비스와 홈케어 분야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구독하고 관리까지 함께 해주는 모델로 진화 중인 것이죠. 이는 특히 20~30대 MZ세대의 소비 성향인 ‘비소유, 비접촉 소비’와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4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물리적 인프라는 ‘체험’을 중요시하는 가전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직접 비교, 설치 상담, 시연 등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의 존재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B2B 판매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관공서, 기업 대상의 대량 납품, 사무용 가전, 시스템 에어컨 등의 계약 판매는 매출 안정성을 높여주는 또 다른 축입니다. 이는 경기 변동성이 큰 일반 소비자 판매와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하죠.
배당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2024년 기준 시가배당률은 4%를 웃도는 수준으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합니다. 특히 40~50대 투자자 입장에서, 자산 방어적 투자 대상으로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첫째, 온라인 채널과의 가격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쿠팡 로켓배송, 네이버 최저가 비교는 소비자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이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은 ‘가격 비싸다’는 인식을 깨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둘째,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 고가 가전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혼수, 리모델링, 이사 수요 감소는 하이마트의 핵심 매출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셋째, 디지털 전환 속도가 여전히 더딘 것도 문제입니다. 롯데그룹 전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실행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은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UX, 배송, 혜택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로서 롯데하이마트를 완전히 외면할 이유는 없습니다.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수준, PER도 6~7배대에 불과합니다. 명백한 저평가 구간이며, 배당과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주가 반등’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20~30대 투자자라면 디지털 전환 성과와 소비자 행동 변화 지표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전략을, 40~50대 투자자라면 배당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여러분이 찾는 저평가 우량주는 의외로 익숙한 이름일 수 있습니다. '하이마트'라는 이름이 이제는 새로운 의미를 담고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